아이들은 왜 공룡놀이를 할까?

2019. 4. 24. 21:31카테고리 없음

아이들은 왜 공룡놀이를 할까?

 

#사진1: 여러공룡들 (출처_유은희)


“으아~ 공룡이 나타났다”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대결
쫒아가기도 하고, 도망가기도 한다.
잡아먹기도 하고, 같이 싸우기도 하다가 같이 협력하기도 한다.

어떤 아이들은 무섭다고 하면서도 계속하자고 하고
어떤 아이들은 마치 힘센 공룡이 된 것 마냥 매우 통쾌해한다.
아이들은 실제로 공룡을 보았는지 몰라도, 초식공룡, 육식공룡, 상상속의 공룡을 만들어낸다.

양육자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자주하고, 좋아하는 놀이인데,

이런 놀이를 계속 받아주어도 될까? 아니면 중지시켜야 할까? 고민이 된다.
아마 쫓고 쫓기도 잡아먹고, 공격하는 상황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가 되다보니,

이런 놀이가 공격성을 자극시켜서 더 공격적이게 만들지 않을까 염려와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오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일반적으로 공격성은 에너지의 방출을 포함하고 위협적인 상황에서 우리를 생존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을 일으키고 새로운 행동을 시작하게 하며 문제를 다룰 수 있게 한다.

그럼 우리 아이는 유독 공격성이 많아서, 이런 놀이를 하는 것일까?
공격성은 때때로 분노의 형태를 포함하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공격성이 없다면, 자주 겁 많고(소심하고), 수동적이며 지배당하기 쉬울 거다.
그렇다면 중성적인 공격성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생물학적으로, 우리의 신경 체계의 일부는 공격성의 표현과 관련이 있어서, 어떻게 공격성을 경계 안에서

유지하고 긍정적인 방향의 경로를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어떤 사람은 유머, 음악, 예술, 춤, 스포츠, 다른 레크리에이션 활동, 놀이활동등 공격성의 긍정적인 방출구가 될 수 있을 거다.

#사진2: 30년된 공룡 (출처_유은희)

 

 

 

우리집에는 30년된 공룡이 살고 있다!!!!!
삼형제 아빠가 어릴적 30년전에 가지고 놀았던 공룡이 아직도 있다.
어릴적 공룡이 좋아서 스스로 용돈을 모아서 산 공룡이란다.
얼마나 의미가 있고, 특별한 공룡일까.
단순히 좋아서 산 공룡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게 대단하고,
이제는 그 공룡을 가지고 우리의 아이들이 공룡놀이를 한다.
1980년대 아빠의 어린시절 공룡과 2017년대 아들이 공룡 놀이를 함께 만나서 놀이하고 있다.


#사진3: 30년된 공룡과 함께 놀이 (출처_유은희)


아이들에게 공룡은 매우 매력적이고 인기가 많다.
특히 남자아이들에게는 빠질 수 없는 놀이중에 하나이다.
이토록 오랜 세월동안 아이들에게 인기인 공룡놀이.
아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한결같이 “좋아서”라고 한다.
분명 좋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공룡놀이를 하면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된다.
1. 자신이 공룡이 되서 상대방에게 위협하고, 놀라게하고, 잡아먹기도 하고, 공격하는 아이
2. 상대방에게 공룡이 되기를 요청하고 자신은 공룡을 피해다니거나 공룡과 싸우는 아이
1) 일상생활에서는 제약이 있지만, 본능에 충실하고 싶고, 즉흥적으로 행동하고 싶은 자유로은 나
2) 공룡에게 붙잡히지 않고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유능하고 주체적인 나

우리 아이는 어떤 모습을 더 좋아할까?
우리 아이는 어떤 모습을 더 통쾌해할까?


#사진4~5: 무섭고 화가난 공룡이 된 아들 (출처_유은희)


처음에는 요리조리 피하다가, 점차 용감한 대상이 돼서 무찌르고 좀 더 주체적인 모습이 보여질 수도 있고,

일상생활에서 행동하지 못한 것들을 마음대로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질 수도 있다.
어느 모습이여도 괜찮다.

그렇다면 부모님과 함께 하는 공룡놀이를 통해서 공격성을 해소하고 방출하며,

후에 새로운 형태의 활동으로 전환될 수도 있게 된다.
공격적인 놀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경계가 없이 허용되는 공격적인 놀이가 공격성을 증진시키기에,

공격적인 행동을 어느정도까지 허용해주어야 하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피규어(작은 놀잇감)를 가지고 상상놀이 형태를 진행되지 않고 신체활동놀이처럼

서로를 붙잡는 등의 신체적인 접촉도 있다면 어느정도까지 허용해줄 수 있을지를 나눠보자.
점점 더 강도가 세지는 반응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그래서 허용해야 하는 정도, 통제해야 하는 정도를 파악한후, 아이가 강도가 세지거나 수용할 수 없는 부분들을 요구한다면,

신체놀이형태가 아니라, 여러 형태의 피규어를 활용한 상상놀이로도 할 수 있다고 제안해보자.
양육자가 아이와 놀이 시간 동안 자녀가 공격적으로 노는 것을 허용하면서,

그 놀이가 불안전하거나 파괴적이라면(놀잇감을 상대방에게 던지거나 때리는 등),

양육자는 제한을 견고하게 만들어야 하는 걸 기억하자.
그래야. 아이는 경계가 어딘지를 배우기 시작하고 좀 더 자기 조절을 발달시킬 수 있다.

오늘도 우리 아이는 여전히 공룡놀이를 한다.
공룡이 아프다고 하면서 병원놀이소품을 가지고 진료하기도 하고,

학교에 가기도 하고, 먹을거 가지고 싸우는등 투쟁과 협력을 한다.
여전히 치열한 하루이지만, 앞으로도 30년된 아빠공룡과 8년된 아들공룡이 나이먹어

언젠가는 손자공룡도 함께할 날들을 기대하게 된다.